
내고향뉴스 장동환 기자 | 서울 동대문구는 1인 가구의 고립과 외로움을 더 이상 개인이 홀로 감당할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1인 가구의 날’ 제정을 검토한다고 16일 밝혔다. 구는 연내 제정을 목표로 기념일 제정과 연계한 주민 참여형 캠페인, 정책 홍보, 현장 지원 방안을 함께 묶어 추진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 전국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동대문구는 올해 3월 기준 1인 가구가 8만9406가구로 전체의 49.7%에 이른다. 구가 ‘이제 1인 가구는 특수한 가구 형태가 아니라 도시의 일상’이라고 보는 이유다.
이번 논의의 출발점은 지난 4월 13일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1인 가구 고립 예방을 위한 복지관장 합동 간담회’였다. 이 자리에는 이필형 구청장과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장애인복지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1인 가구 지원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고립과 은둔, 고독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논의했다. 구는 단순히 기념일 하나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1인 가구 문제를 복지·보건·관계망 회복 정책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간담회에서는 현장 밀착형 대책도 여럿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고립 위험 신호를 더 빨리 포착하려면 고시원 운영자와 거점 복지관, 동 주민센터를 잇는 발굴망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 주소가 달라 기존 행정망에서 놓치기 쉬운 1인 가구를 조기에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초기 접촉을 돕는 웰컴키트 지원, 사업 추진 과정과 성과를 체계적으로 남기는 백서 작성,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인공지능 기반 맞춤 지원도 함께 검토 과제로 올랐다. 사후 지원보다 ‘먼저 발견하고, 먼저 연결하는 복지’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뜻이다.
동대문구는 이미 1인 가구를 위한 현장 사업도 넓혀가고 있다. 동대문구 1인가구지원센터는 ‘동일이의 마음상담소’를 통해 개인상담, 집단상담, 상담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 주민센터와 연계해 고립 위험 1인 가구를 발굴하고 있다. ‘동일이의 동네친구’, ‘동일이와 노라조’ 같은 자조모임도 함께 운영 중이다. 중장년 고립 위기 1인 가구를 위한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도 이미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구는 이달부터 ‘동일이의 마음상담소’와 ‘동일이의 마음검진’을 연계한 통합 지원 사업에 들어가 심리 회복부터 위기 가구 조기 발굴까지 단계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동대문구는 앞으로 복지관과 동 주민센터, 1인가구지원센터의 협업을 더 촘촘히 엮어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다듬을 계획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1인 가구가 늘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립과 심리적 어려움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위기가 깊어지기 전에 먼저 발견하고, 지역 안에서 다시 연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밀하게 검토하겠다”며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은 동대문구를 만드는 데 행정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